벽을 맞댄 옆 건물 같은 층 커플이 아기를 낳았나 보다. 밤마다 갓난아기가 잠깐씩 운다. (물론 낮에도 운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자다가 한두 번 깬 적도 있다.
아기한테는 조용히 하라고 할 수가 없으니, 내 대안은 나한테 2번 차크라와 접속한다, 외부 자극에 신경쓰지 않는다, 아기가 울지만 나는 거슬리지 않는다... 하고 계속 나한테 얘기하는 거다. 대체로 통하지만, 안 통할 때는 우레탄 귀마개를 낀다.
내가 아는 한, 밤에 우는 아기로 가장 유명한 아기는 나 자신이다. 백일까지 낮밤이 바뀌어서 낮엔 세상 모르고 자고, 밤에는 내려만 놓으면 울었다고 한다. 문제는, 부모님이 그 시절에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보문동 어떤 집에 셋방살이를 하셨는데, 그 집 주인이 어떤 컴플렉스(학력 위조) 때문에 심각한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인지라, 부모님이 내가 울게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가 동네 공터에 30분씩 번갈아 안고 나갔다 오셨다고 한다... 내가 10월생인지라, 백일은 일월... 가을과 겨울에 그 고생을 하신 것이다... 아버지는 이 얘기는 별로 안 하시는데, 엄마는 종종 얘기하신다...
그래서 옆집 아기가 울 때, 이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나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지금 잠을 못자면, 잠이 필요한 나 자신에게 내가 집중을 못해서이지, 옆집 아기 때문이 아니다. 본인이 불면증에 걸려서 잠을 못 자는 그 집주인이 우리 부모님에게 화풀이를 한 것처럼, 밤새 혼자 신경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나한테 알려준다. 그리고 밤에 자기 전에, 골반을 바로 잡는 요가를 하고... 마침 그때 옆집 아기가 울면, 계속 요가 호흡에 집중하려고 하면서, 다만 옆집 아기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 '아가, 이제 잘 시간이다. 잘 자렴.' 다행히 이 아기는 낮밤이 완전히 바뀐 아기가 아닌지 10분 정도면 조용해진다. 아이고, 첫 아이 키우는 그 커플(작년에 밤새도록 바닥이 삐그덕거리는 소음이 계속 되어서, 내가 한번 찾아가서 만난 적이 있는데, 소음은 다른 집에서 내는 걸로 확인되었고, 이 커플의 여자 쪽에서 내 얘기를 차분하고 진지하게 들어줘서, 내가 한껏 예민해진 신경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고생 많겠다, 애기 잘 키우세요, 하고 또 텔레파시로 덕담을 보내준다. 그렇게 마음을 편히 먹은 덕분에, 대략 하루 일곱 시간 남짓 잘 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