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8. 00:36 삶의 한때

아침에 안과 다녀왔다. 선글래스 새로 맞추려고 눈 검사하러 간 건데, 대형안과병원 컨설턴트랑 의사랑 둘 다 뭔가 대충대충이라 기분이 좀 그랬다. 의사는 노안 시작된 거 같다며 평소에도 안경 쓰라고 하고...

논문도 다 안 썼는데 노안이 벌써 왔는가 싶어서 기분이 안 좋은데, 안구건조증에 쓰는 약 받으러 약국 갔더니 처방전이 정식 처방전이 아니라고 해서 (병원장, 주소 등이 없는 백지에 담당의사 이름만;;) 다시 안과 갔더니, 월급 닥터 휴가 간 사이에 잠깐 있는 계약직 의사가 실수를 한 것.

갑자기 이 사람의 진단 결과가 의심스러워 좀 화가 났다. 요새 눈이 많이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안구건조증은 오히려 작년 여름보다 덜한데... 작년 여름에 도수검사 받았는데 바쁘다고 선글래스 안 맞추고 일년 지나는 사이 눈이 더 나빠졌나...

생각난 김에 작년 시력검사 결과지랑 오늘 받은 결과를 비교해 보니, 왼쪽 시력이 나빠진 건 그렇다 치고(왼쪽 건조증이 더 심하다) 두 눈동자 사이 간격이 4mm나 차이가 난다(보통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년이든 올해든 누군가는 실수를 한 것...

월요일에 동네 안경점 가서 작년 결과지랑 오늘 결과지랑 평소에 쓰는 모니터 보호 안경(난시 교정 있음) 셋 다 보여주고 시력 검사 다시 받아와야겠냐고 물어봐야겠다. 나름 전차 갈아타고 강 건너 왔다갔다 하는 것도 짜증이고, 평소에 난시 안경 계속 쓰게 되는 것도 짜증이고... 하지만 논문 생각하면 안경을 쓰기는 써야 하고... 어릴 적부터 난시인 것도 모르고, 늘 피곤하다고 살아온 것도 기분이 나쁘고, 석사논문 쓸 때 결국 안경을 맞췄다가, 거금 200만원 들여서 교정수술 받았는데 또 난시가 있어서 박사논문 쓰는 데 안경 다시 쓰는 것도 기분이 나쁘고... 이렇게 기분 나쁜 시리즈에 빠지면 안 되는데... 사실 지금 모니터 볼 때만 쓰는 안경테 나름 나랑 잘 어울리고, 그 안경 쓰고 책 보면 덜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경험 부족하고 무신경한 의사가 "노안 시작할 나이에요" 라고 말한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한 거다. 노안인지, 그냥 난시성 피곤인지 잘 생각해 보지도 않고, 당신 나이면 노안이다... 이런 식의 일반화 딱 싫다. 작년에 다른 데가 아파서 병원 갔을 때도 그냥 몸이 안 좋아서 호르몬 기능 이상이 잠깐 생긴 건데, 나이 운운하면서 원인 규명 안 하던 무심한 의사!! 프랑스 의사들 다 짜증난다!!! 흥!!!!


짜증 나는데 짜증 난다고 쓰니까 조금 낫네. 그럼 안경 쓰고 다시 학년말 논문진도 보고서 파일로... 고고~~

posted by amied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