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5. 20:55 삶의 한때

[간만에 꿈일기] 
오늘 새벽 꿈엔 대여섯 명 되는 남자들이 (알 만한 40대 한국 남자 연기파 배우들 대출동) 죽은 여자 한 명을 부위별로 해체하는 꿈을 꿨다... (해체 장면은 무의식 자체검열로 안 나오고, 앞 장면엔 여자가 있고, 뒷장면엔 붉은 살덩어리들이 있다) 남자들 연기가 코믹하게 처리되어 그리 무섭진 않고 금방 지나감. 여기까지는 전지적 카메라 시점으로 지켜봤던 것 갔다.
해체가 이루어진 다음에 남자들은 사라지고 그 방인지 부엌인지에서 내가 요리를 하다가 생선이나 고기 쌀 때 쓰는 방수지에 남은 그 사체 조각들을 싸서 버리려다가, "엄마 이거 버릴까요?" 하니까 엄마가 버리지 말라고 해서, '왜 버리지 말라고 하지? 그냥 두면 걸릴 텐데...' 약간 찜찜하기도 하고, 그러다 썪으면 어쩌지 걱정도 되고, 엄마가 버리지 말랬으니 못 버리겠고 하다 깼다. 그 죽은 여자는 누구였을까? 그 살조각들을 간직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여성주의적으로 생각하면, 푸른수염에게 살해당한 아내들의 시신이 열쇠로 잠긴 방에서 결국 발견되었듯이, 일군의 남자들에게 살해당한 그 젊은 여자의 뼈와 살들을 버리지 않는 것이 나이 든 여자, 생존한 여자인 엄마가 나에게 주는 지침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라고 깨서 1분쯤 생각해 보았다. (어디서 또 읽은 건 있어서... ㅎㅎ)

posted by amied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