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겨울 동안 살던 집을 떠나, 한국에서 봄을 나려고 서울로 들어간다. 계절이 바뀌는 시점애 맞춰, 짐을 줄인다. 늘어난 양말이나 속옷, 흡수력이 떨어지는 수건 등은 깨끗하게 싸서 버린다. 냉장고 음식들은 열심히 먹고, 엄마표 된장, 고추장은 아는 분께 드렸다. 평소에 마시던 홍차, 녹차, 허브티는 가벼우니 캐리어에 넣는다. 라이스페이퍼는 잘게 찢어서 까치와 까마귀들 먹으라고 집 옆 숲에 뿌렸다. 이사 때나 프랑스-한국 사이를 오갈 때마다 가방 싸기보다, 음식 정리와 짐 버리기에 더 신경을 쓴다. 그래야 맘이 편하다.
서울에 가 있는 동안, 옷과 살림살이, 책 보관하려고... 옆 동네에 있는 작은 창고를 빌렸다. 프랑스의 중고거래 사이트인 봉꾸앙(leboncoin.fr)을 통해서 습기가 없고, 보안도 좋은 창고를 생활정보 사이트 통해서 상대적으로 싸게 빌렸다(부가세 포함 월 108유로, 짐보관 업체에선 보험료 표함 150유로). 여러 곳에 흩어진 재산과 사업을 관리하느라 바쁘다 보니, 조금 정신 없고 말이 많아진, 그러나 근본적으로 본성이 친절한 창고 주인이 보조열쇠를 복사하는 동안, 내가 같이 움직이면서 말을 잘 섞었더니... 고맙게도 짐을 옮길 운송업체도 소개해 주었다.
운송비도 일반 이사업체보다 저렴하고, 게다가 복잡한 연락 절차 없이 단번에 예약이 성사되었다! 두 달 전 이사할 때도 집주인 분 도움으로 쉽게 이사했는데, 이번 이사도 어렵지 않게 하게 되서 그저 감사하다. 내일 하루 사이에 서울 갈 캐리어와 창고로 갈 종이박스 짐을 모두 싸는 게 관건이다. 오늘까지 나온 빨래는 거의 다 했다. 내일까지 잘 마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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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4. 08:00
삶의 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