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30. 03:54 삶의 한때

봄옷 정리할 때 해진 청바지 한 벌과 검은색 면바지 한 벌을 버려서, 가울에 입을 바지가 부족했다. 오후 끝물에, 엠마우스(쓰던 옷이나 생활용품을 기부받아서, 그것을 판 소득으로 집 없는 사람들을 돕는 자선단체)에 갔다. 개강철이어서 그런지, 살림살이나 학용품이 필요한 대학생들도 많고, 계절맞이 옷을 장만하러 온 어른들도 많아서 50평쯤 되는 매장이 꽉 찼다. 치수 맞는 바지 서너 벌을 입어보고, 검은색 골덴 통바지를 하나 데려왔다.

새옷(꼭 새 옷이 아니더라도, 없던 옷이 생기면 내게는 새옷이지)을 집에 들이면, 집에 있는 옷 중에 어울릴 만한 옷이며 신발이며 한번씩 매칭을 해본다.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두면 그런 분위기가 필요한 상황에 맞춰서 그날그날 바로 입고 나갈 수 있다... 가을/겨울용 와이드팬츠는 처음 소장하는지라, 바지 한 벌로 가능한 코디가 대여섯 가지는 새로 생겼다. 나의 코디력에 뿌듯하고 옷장이 갑자기 그득 찬 것 같다.


최소 일주일 묵은 귀차니즘을 이기고 여름샌들 두 벌 세척했다. 말려서 내일 정리하면, 당분간 옷과 신발 걱정할 일 없네.. 휴~

내가 오늘 장을 무려 두 번 보고 (동네 장터에서 야채, 과일 사고 아시아슈퍼 가서 중국 무랑 두부 사오고) 점심엔 혼자 짬뽕 끓여먹고 깍두기 담그고 저녁엔 되살림 가게도 다녀오고 여름옷과 가을옷도 정리하고 무려 여름샌들까지 세척한 훌륭한 독거 생활인이다.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고 기특하다. 


posted by amied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