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에 호신술 수업 중에 무릎을 살짝 다쳐서, 그 이후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18년 전에 다친 발목이며, 16년 전에 다친 후로 계속 취약하던 발목이며 무릎이며 강화훈련도 하고, 책상물림 때문에 고질적으로 뭉친 엉덩이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집에서 짬날 때마다 하면서 꽤 좋아졌다.
하지만, 2001년 스키 사고 이후,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을 지탱하지 못하는 오른쪽 무릎의 상태는 여전히 모른다. 왼발을 들고, 오른발로만 선 채 무릎을 구부리면 지탱을 못해서, 무릎이 앞으로 내려가질 않고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다. 통증을 피하기 위해, 뇌가 만들어낸 꼼수인데 그 오랜 세월 모르고 산 것이다.
3월 중순에 찍은 X선 사진으로 봐서 뼈에는 문제가 없지만, 무릎 인대 부근에 작은 물주머니는 사라지지 않아 의사가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리옹에 MRI 장비를 갖춘 데가 많지 않아서, 의료영상센터 몇 군데에 전화를 해보았다. 처음 전화를 한 두어 군데는 전화를 안 받아 실패, 온라인으로 3월에 X레이 찍은 센터(방사선 기사가 불친절해서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에 예약을 잡은 후, 다시 전화를 걸어 사실 방사선 촬영이 아니라 MRI 예약으로 바꿔달라고 했더니, 자기네는 MRI가 없다고 한다... 다시 전화와 인터넷으로 빙빙 돌자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늘 아침에 집 근처 종합병원에 직접 가서 예약을 잡았다. 6월 24일로 예약이 잡혔다.
상태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무튼 물리치료는 받고 있으니까 낫고 있기는 할 것이다... 달리 수가 없으니까, 의사와 물리치료사가 하라는 대로, 18년 전에 다친 무릎과 발목 강화운동을 하고 있다만, 이 느리고 비효율적인 병원 분업체계를 견디면서 사는 프랑스인들의 이 멘털리티는 아직도 이해는 안 된다... 그걸 내가 이해할 의무는 없지만 말이다. 뭐,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아무튼 나는 낫고 있는 것이다. 발목과 무릎을 강화하면, 아마 인생의 태도도 좀더 꼿꼿해지지 않을까... 뭐 그런 정신력 강화 효과에 대한 기대도 품어 본다.
2019. 5. 23. 20:09
삶의 한때